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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블록체인은 과연 이커머스를 혁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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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랩스 윤준탁 대표] 2018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암호화폐 광풍은 잦아들었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추진 중이다. 여전히 ‘실체가 없다’, ‘사용성이 부족하다’는 여러 비판과 더불어 완전히 정착한 성공한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용성이 높은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해 암호화폐 공개(ICO)를 진행했던 기업은 물론이고 스팀잇, 컨센시스, 비트메인과 같이 업계에 이름난 기업도 인력 감축 계획을 밝힐 정도로 블록체인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금융, 물류, 엔터테인먼트, 자동차, 미디어 등 각종 산업에 적용하려는 연구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eMarketer에 따르면 이커머스 매출은 2017년 2조3000억 달러(한화 약 23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산업으로 전년 대비 24% 이상 증가했다. 나라마다 성장세는 다르지만 북미를 비롯해 아시아 전역, 유럽, 러시아 등의 성장세는 매년 증가 추세다. 각 국에는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 쿠팡 등 익숙한 이름의 기업들이 있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과 같은 거대 기업은 물론 블록체인을 활용한 마켓플레이스, 결제시스템 등을 구현하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팀과 기업이 등장하면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이 갖고 있는 역량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품 소싱 및 선별, 마케팅과 광고, 물류, 결제, IT 등 다양한 영역의 기능과 프로세스가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이커머스의 특성상 블록체인을 모두 적용해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의 특성, 비즈니스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 블록체인 연구하는 이커머스 기업들

미국, 중국, 일본의 대표적인 커머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과 미래가치를 고려해 이미 자체적으로 관련 연구와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아직 공식적으로 이커머스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공개하고 지속해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일반 고객 대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과 자체 토큰을 선보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미국 오버스탁(Overstock)은 가장 먼저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는 등 발 빠른 횡보를 보였으며, 내년 2월까지 리테일 사업은 정리하고 아예 블록체인 전문 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Alibaba)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7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자체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Alipay)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의 라쿠텐은 블록체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거래소를 인수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이커머스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일본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Mercari)는 블록체인 행사를 지원하고 연구 개발을 지속하던 중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싱가포르 1위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Qoo10)도 자체 토큰으로 결제가 가능한 쇼핑 플랫폼 큐브(QuuBe)를 오픈하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전 세계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은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 방안에 관해 많은 연구와 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11번가,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한 적은 없다. 다만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가 블록체인 기반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신현성 전 티몬 창업자가 이끄는 테라와 같은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테라는 티몬과 배달의민족, 큐10 등 기존 이커머스 기업과 함께하면서 기존 사용자를 활용할 기반을 우선적으로 마련했다.

이밖에 오픈바자(OpenBazaar), 엔캐쉬(Ncash), 오리가미(Origami), 포라(Forra) 등 다양한 이커머스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생겨났고 사업을 지속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어려움과 더불어 더는 진행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도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이커머스 기업의 목표와 방식은 다르지만, 블록체인을 이커머스에 활용하는 경우 도움이 되거나 혁신이 가능한 영역은 다음과 같다.

◆ 블록체인과 이커머스

먼저 물류에서 활용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 진출한 미국 최대 리테일 기업인 월마트는 IBM과 손잡고 식품의 원산지 이력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원자재 및 상품의 투명한 히스토리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류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경우 전자서명을 포함한 문서 간소화와 스마트 계약을 통한 입찰 및 배송 등이 가능해지므로 공급망 관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해외 생산 공장과 내부 제조 공정이 블록체인에 통합되어 있다면 제품의 원료 확인은 물론 생산 시기, 이동 과정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명품 혹은 고가의 브랜드인 경우 해당 제품의 진품 유무를 가려낼 수도 있다.

“IBM 블록체인, 이제 전세계에 가치를 제공한다” (image : shutterstock)

결제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기존 결제는 카드 회사와 은행 등에서 처리하는 수수료가 높다. 자체 토큰을 사용하는 경우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판매 수수료 역시 낮아질 수 있게 되어 수수료를 절감하고, 절감 금액만큼 구매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국제 거래에서도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구매자가 미국 아마존을 이용할 경우 미국 달러로 결제하지 않고 아마존 코인을 사용해서 결제할 수 있다. 이때 구매자는 해외 구매로 발생하는 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또한 해외 거래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 대금을 토큰으로 송금하는 경우 기존 은행에서 걸리는 시간 소요와 수수료 등을 줄일 수 있다.

정보 보안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간혹 국내외 기업에서 고객 개인 정보 유출과 같은 사례를 접할 때가 있다. 국내에서는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례가 있고 해외에서는 신용카드 정보, 집 주소와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유출된 사례가 있다. 이커머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베이스가 해킹을 당하거나 변조가 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마일리지와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 상품 리뷰, 품질 보증, 영수증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 과연 잘 될까

그렇다면 과연 블록체인은 이커머스에서 꼭 필요할까. 그리고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앞서 언급한 영역을 혁신할 수 있을까.

먼저 이커머스와 블록체인의 만남에서 가장 큰 장점은 결제와 해외 송금 영역이다. 최근엔 역직구와 직구, 이른바 크로스 보더 이커머스가 성장했기 때문에 해외 송금 혹은 국가 간 결제 용도로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송금 수수료 절감과 더불어 기존 송금 체계보다 빠르게 송금할 수 있다. 알리바바, 라쿠텐 등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와 페이(Pay)에 가장 큰 관심을 두는 이유기도 하다.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 사용하면 글로벌 이커머스를 위한 편리한 결제, 송금 수단 옵션이 추가된다.

종이화폐에서 디지털 페이먼트로의 이동. (image : shutterstock)

사실 암호화폐 결제와 송금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플랫폼에서 활용하게 될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이다. 테라가 스테이블(Stable) 코인의 형태로 토큰 이코노미를 구성하고 결제 플랫폼을 운영하려는 이유도 가격 변동이 너무 크면 소비자가 상품을 사는 순간 손해, 이득이 심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는 최대한 가격 안정성을 가져야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다르게 가격이 고정된 플랫폼 전용 암호화폐를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1개에 100원과 같은 식의 고정된 가격의 암호화폐를 사용할 경우 이러한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줄일 수 있다. 향후 아마존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이 암호화폐를 자체 발행할 경우 스테이블 혹은 아예 가격이 고정된 형태의 자체 토큰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암호화폐의 구조와 사용처, 형태 등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원산지 증명 및 물류에 관한 활용 부분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고 지금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유지할 수 있지만,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 관점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위변조에 대한 신뢰성 문제와 물류 효율화에 대한 요구는 계속해서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부 데이터 입력이 필요하므로 오프체인에서 온체인으로 입력되는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블록에 기재되기 이전에 변조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블록체인 기반 물류 시스템의 신뢰성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이밖에 로열티 프로그램에 보상을 주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지금의 마일리지/포인트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사용자에게 동기부여가 되거나 이점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중고 거래에 대한 플랫폼에서 블록체인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워낙 신뢰도가 중요한 거래 관계인데,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조하는 블록체인이라면 기존 중고 거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혁신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제나 속도에서 불편한 부분이 있더라도 중고 거래의 핵심 가치를 지킬 수 있다면 블록체인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과 관점에는 다소 견해 차가 있겠지만, 이커머스에서 블록체인이 더 나은 혁신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커머스가 포괄하는 일부 영역에 대한 활용방안은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이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다만 이커머스 플랫폼 전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이 방식이 유일하게 작동하려면 판매자와 거래자를 직접 연결하는 개인 간 거래(P2P) 방식이 아닌 이상 블록체인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반 웹으로 구현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이커머스에서 수수료 절감이나 원산지 이력 추적과 같은 기존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편의성, 투명성과 신뢰도 확보의 차원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것은 자명하다. 아마존과 같은 거대 이커머스 기업에서 연구원과 개발자를 대거 투입해 이커머스 전용 플랫폼이나 기술을 만들 수도 있고, 알리바바가 블록체인 기반 알리페이로 전 세계 동일 암호화폐로 결제를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언제, 어떻게 블록체인이 이커머스를 혁신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향후 이커머스에서 블록체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의 생각보다 높을 것이다. 누가 먼저 혁신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혁신하는지도 중요하다. 어떤 이커머스 플레이어가 블록체인이라는 영역에서 혁신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 많은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은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있다.

22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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